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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모와 나무로 만든 운동복,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패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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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제작부터 포장, 배달까지 환경 생각해
환경적 가치를 내세운 패션 제품들이 인기다.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컵·빨대 등이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옷과 신발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국 환경 보호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에 따르면 2018년 미국에서 발생한 고체 폐기물 중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은 약 100만 톤인 반면, 버려진 옷과 신발은 1300만 톤에 달한다.
옷과 신발은 제조과정에서 많은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할 뿐 아니라 폐기물도 환경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이런 영향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의류·신발이 등장하고 있고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양모와 나무, 조개껍질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의류와 신발
뉴스위크(Newsweek)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플라스틱 중 약 60%가 의류 제작에 쓰인다. 나일론, 아크릴, 폴리에스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소재들은 생산과정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고 폐기물도 잘 처리가 되지 않아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또,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해 만든 의류는 세탁할 때마다 수천 개의 합성 플라스틱을 발생시킨다. Our World in Data의 조사에 따르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이나 빨대가 아니라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밝혀졌다. 특히 국제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러한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35%가 합성 의류와 직물로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얼버즈(Allbirds)는 미세 플라스틱에 의한 오염을 줄이기 위해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양모로 만든 운동화와 나무를 원료로 제작한 운동복이다. 얼버즈의 CEO 팀 브라운(Tim Brown)은 “양모는 수분을 30% 흡수하기 때문에 운동화의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 또한 양모는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운동복 소재로 적합하다”고 전했다.
얼버즈는 2020년 5월 사탕수수 폐기물에서 나오는 스위트폼(Sweetfoam)으로 만든 러닝화 Tree Dasher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얼버즈의 ‘XO’라인의 의류 제품은 양모와 해양에 버려진 조개껍데기에서 추출한 섬유로 만든다.
Tree Dasher 러닝화
자료: allbirds.com
얼버즈의 TRINOXO 제품
자료: allbirds.com
일반적으로 나이키의 운동화 한 켤레를 생산할 때 14.1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얼버즈의 운동화는 2.94kg의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이 제품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얼버즈의 매출은 2019년 1억9400만 달러에서 2020년 2억1900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재방문 비율 또한 46%에서 53%로 상승했다.
텐셀(TENCEL) 역시 재생가능한 목재를 사용해 운동복을 만든다. 텐셀은 이 운동복에 대해 환경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소재 자체가 통기성이 있고 수분을 잘 흡수하기 때문에 운동 후 열이 나고 땀이 난 몸을 시원하고 건조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환경친화적인 제조공정과 포장
또 하나의 트렌드는 제조공정과 포장과정에서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화학성분으로 의류 및 신발을 제작할 경우 동물을 대상으로 임상 테스트를 거친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물 테스트를 거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제조 공정을 도입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고 친환경 소재 사용의 증가는 이러한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한국의 SK그룹이 미국 내에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72%의 미국인들이 친환경 포장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친화적인 포장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재활용이 쉽거나 재사용된 포장을 찾는다고 응답했다. 또한 18~34세 연령 중 74%는 같은 제품이라면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제 기업들은 제품뿐 아니라 제조 공정과 포장에서도 환경에 친화적이고 윤리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친환경 의류 및 신발 제조기업
자료: realsimple.com, 각 사 홈페이지
시사점
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ESG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고 기여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의류산업에도 이러한 ESG의 바람이 불고 있다.
친환경 의류를 제작하는 L 브랜드의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기업의 입장에서 조금 더 환경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제품 제작과정뿐 아니라 포장, 배송에 사용되는 제품도 최대한 재활용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기업들이 제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량을 알려주는 탄소발자국을 제품에 표기해 판매하는 것도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소비자들 역시 더욱 똑똑해지고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빠르게 소비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에서 이제는 어떤 재료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었는가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라도 기업들은 친환경 소재와 제조공법, 포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단지 마케팅 수단에 그치거나 무늬만 친환경이 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자료: The Wall street Journal, Forbes, Newsweek, National Observer, Ibtimes, Realsimple, Greener ideal, Reuters, CNBC, Fashionista, Recycling Today 및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